정제되지 않은 도로와 삐죽삐죽한 골목들 사이사이에 여러 이야기를 담은 장소들이 숨겨져 있다.
여수는 사실 그런 곳이다. 하지만 "여수 밤바다"의 노래가 불러온 관광열풍은 여수를 바꾸어 놓았다.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그렇게 부정적인 결과만 있는건 아니다.
사람들이 찾고 모여드는 명소가 되었다는 사실은 무엇인가를 해 볼 수 있다는 기대와 기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사람은 기대를 먹고 살고, 기회를 잡고 산다. 물론 그 안에는 부단한 열정과 노력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여수당" 역시 그 기대와 기회를 자신들만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붙잡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맛집이다. 1989년 부터 시작한 오래된 가게임에도 시대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잘해서 지금의 명성을 얻은 가게이다. 그 선택과 집중의 집약체는 바로 "바게트 버거" 와 "해풍 쑥 아이스크림"
바게뜨 버거와 아메리카노 셋트
사실 주말이나 휴가 성수기 여수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이걸 먹기 위해 한 낮 땡볕에도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바게뜨 버거와 아메리카노 조합만을 원한다면, 아침 오픈시간에 맞춰 가는 걸 추천한다.
그러니까 하루 정도 여수에서 잘 놀고 잘 자고 느긋이 일어나 늦은 아침대용으로 좋은 메뉴이다.
아침 8시 30분부터 오픈이고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은 대략 11:00-12:00 즈음이니.. 10시 정도에만 가서 주문해서 먹고 입가심으로 쑥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매우 만족스러운 아침식사가 될 것이다.
바게뜨 버거
잘 구운 바게뜨 안에 고기와 치즈 그리고 양파의 조합이 잘 어울러진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입가심 하면 느끼함은 사라지고 풍미는 더 살아난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충분하여 다음 여행을 나서기 전 배가 든든히 채워진다.
해풍을 맞은 쑥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답게 쑥향과 쌉싸르한 맛이 입안을 채우고 단 맛이 그 뒤를 감싼다. 바게뜨와 아메리카노를 먹고 난 뒤 디저트로 먹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반대로 무작정 단 맛이 아니고 바게뜨 버거와 아메리카노 조합 자체가 깔끔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에피타이저 처럼 바게뜨버거 먹기 전에 먼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그렇게 시도를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