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 전문의사인 양창순 박사는 가족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칼럼에서 ,가족이란 누구도 어쩌지 못할 애증으로 얽힌 관계이며, 서로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또한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 불가사의한 관계이라고 정의 하였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네 가지 오해가 있다고 했다.
출처 일러스트 이철원 님
첫 번째 오해는, 가족관계는 노력을 안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사실 가족이니까 다른 인간관계처럼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대하며 된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많은 상처가 나고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이웃보다 어려운관계가 되고 만다.
두 번째 오해는, 가족에겐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다 표현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여과 없이 쏘아대는 화살은 무방비 상태에서 맨 몸으로 맞아 피 흘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족 간에도 최소한의 얊은 갑옷이 필요하다.
세 번째 오해는, 가족관계는 단순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 가족관계는 마치 거미줄과 같은 복잡한 관계이다. 예를 들어 부부와 딸 한 명으로 이루어진 가족에서 파생되는 인간관계는 4가지이다. 하지만 여기에 동생 한 명만 더 낳아도 인간관계는 4가지에서 무려 11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니 시댁, 친정식구 등을 합하면 마치 거미줄과 같이 얼키고 설키게 되니 얼마나 복잡한 관계인가?
네 번째 오해는 가족이란 나의 모든 기대치를 다 걸어도 되는 관계라고 여기는 것이다. 사실은 이것이 가장 치명적인 오해인데,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과 피해의식, 분노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치는 어느 정도 현실적이다. 하지만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거는 기대치는 그렇지 않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 노릇, 며느리 노릇, 엄마노릇 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인 일도 잘해내기를 기대한다. 이는 아내 입장에서 남편에게 거는 지나친 기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일본의 유명한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이란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어딘가로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다."라고 말했다.
가족이란 기본적으로 시행착오가 많은 집단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 미성숙한 상태에서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부부가 되고 부모 자식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 간에도 기본적으로 지킬 것은 지키는 선이 있어야 한다.
출처 - SAINT_FAT TISTORY
양창순 박사는 가족 간의 오해와 편견을 풀기 위한 4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바로 영어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4L, 즉 Love, Limits, Let them go, Loose integration 이 그것이다.
1) Love(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는, 가족들이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가졌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품, 능력, 특성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2) Limits(경계선 넘지않기)는 가족들 사이의 경계선을 뜻한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 사이라도 서로 해선 안 되는 행동,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는 점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3) Let them go(독립과 이별 인정하기)은 가족들이 상호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벗어나 독립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4) Loose integration(느슨하게 간섭하기)은 자율성의 보장을 의미한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가족들이 그런 결정을 서로 격려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